'가족같은 인천옹진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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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열심히 농사만 지었는데 갑자기 출하하지 말라니요. 정부가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종자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이런 날벼락 같은 피해를 주나요.”
“일주일 출하정지로 소득이 끊기는 것도 문제지만, 주키니호박 이미지가 안 좋아져 소비자가 외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국내 승인을 받지 않은 LMO 종자가 검출돼 해당 농산물 출하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주키니호박 주산지인 충남 논산시 광석면과 경남 진주시 금곡면 일대 농가들은 “승인받지 못한 LMO 종자가 어떻게 8년간 버젓이 팔릴 수 있었는지 황당하다 못해 부아가 치민다”며 울분을 토했다.
10일쯤 전부터 주키니호박을 출하하고 있던 이주희씨(63·광석면)는 “정부와 해당 종자업체 잘못으로 발생한 피해를 농가가 고스란히 떠안게 생겼다”며 “주키니호박을 막 출하하기 시작해 소득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출하가 정지돼 현금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진주 주키니호박 재배농가 정춘호씨(44)는 “말이 일주일 정지지 실제로 경매와 판매점으로의 유통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사실상 폐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정부의 허술한 관리로 농가만 고통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농가 강명영씨(61)도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뭐가 어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걸 안타깝게 쳐다보는 것 말고는 딱히 대책이 없다”며 “제대로 된 보상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석면의 주키니호박 농가들은 출하정지 소식을 접하자마자 28일 오전 9시 광석농협에 모여 대책을 강구했다. 이 지역에는 61농가가 주키니호박을 재배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25억원. 농가들과 광석농협은 생산된 주키니호박을 일단 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저온저장고에 보관하기로 했다. 향후 보상이 이뤄질 때 주키니호박을 생산했다는 증거로 쓸 예정이다.
박대규 산동주키니호박작목반장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에서 검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끝내 출하정지가 연장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농가 강신재씨(53)는 “우리 지역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된 2개 LMO 품종을 재배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번 사태로 주키니호박 품목 전체로 소비 감소가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미리 대국민 홍보와 소비 촉진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열 진주 금곡호박작목회장은 “수확을 제때 안하면 줄기가 성장을 멈춰 못 쓰게 되기 때문에 무조건 따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보상도 과연 어떤 기준에 따라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지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매스컴을 타고 나면, 주키니호박 전체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질까 심히 걱정스럽다”며 “정부가 소비 촉진 방안을 비롯한 농가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산=서륜, 진주=최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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